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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아름다운 후안 Juan, el bello 책으로 세상에 나오다! :) 그 동안 블로그를 이런저런 이유로 닫아두었다가,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다시 블로그를 열면서, 경사스러운? 소식을 하나 전해드리려 합니다. 끄적끄적 파라과이에서, 그리고 한국에 와서 정리하면서 다시 끄적거렸던 글들이 이라는 에세이집으로 출판되었습니다!!! 파라과이에서 약 2년동안 파란만장했던 일상다반사를 담았답니다. 2015년 한 해동안 열심히 쓰고, 열심히 다듬고 출판사 분들과 디자인이네 글 내용이네 뭐네 하면서끈질기게 만들었답니다 :) 전국 교보, 영풍, 반디, yes24 등등 다양한 소스로 만나볼 수 있어요!! :) 다음과 같은 분들께 추천해드립니다!!! 1. 남미의 생생한 삶을 알고 싶은 분 2. 국제개발협력! 특히 필드활동에 관심많으신 분! 3. 코이카 단원을 꿈꾸는 분 4. 좌충우돌 미숙한 교.. 더보기
hormiga [: 개미와의 전쟁] 집에 개미가 들끓었다. 뭐 개미가 이렇게 군단으로 다니는 건 하루 이틀은 아니었지만, 방에 개미 줄에 폭팔적으로 늘어나니 이건 뭐, 말 그대로 개미의 계절이다. 그들 덕분에 집에 바퀴벌레를 본 적이 여태껏 딱 2번밖에 없었다는 건 정말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이 녀석들이 바퀴벌레가 없다고 내 발가락 고기까지 탐을 내니 용서할 수 없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 집 홈스테이 마마는 모든 것에 뜨랑낄로? 하다. 사실 모든 것에 뜨랑낄로하진 않고, 엄청나게 사소한 것은 불같은 남미 여자 기질이 나오지만, 진짜 신경써야 할 일엔 차코 하늘 구름 마냥 평온하다. 그에 대한 한 일화로 집에 전갈이 나온 적이 있었다. 뭐 지역 자체가 사막이니, 전갈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침실까지 전갈이.. 더보기
Mapa mundial [: 내가 세계지도를 산 이유] 어릴 때부터 내 방엔 세계지도가 있었다. 나라별로 알록달록하게 나눠진 세계지도도 있었고, 등고선에 따라 색이 나눠진 좀 더 현실적인 세계지도도 있었다. 나는 세계지도 보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뉴스에서 나오는 나라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그 나라엔 무엇이 있는지. 넓은 바다가 있는지 높은 산이 있는지. 장엄한 사막이 있는지 아니면 신비한 빙하가 있는지. 지도를 보는 것은 어린 나에게 신나는 탐험이었고, 또한 꿈이었다. 지도 한창을 펼쳐놓고 마치 내 세상인 것마냥 좋아하던 그 때. 친구와 지도를 앞에 놓고, 이 나라에 꼭 여행가기라, 이 나라에서 꼭 친구를 사귀어 보리라, 그리고 저 나라에서는 꼭 살아보리라 원대한 포부를 펼쳐보던 그 때. 나는 그렇게 꿈을 꾸며 살아왔다. 비롯 모든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더보기
El dia de maestro [: 오늘은 나의 날 ]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 4월 30일. 오늘은 약간 특별한 날이다. 스페인어로 El dia de maestro 일명, 스승의 날 되겠다. 한국에서는 촌지다 뭐다 해서 선생님들 사이에서 기피하는 날 일순위인 스승의 날. 이 곳 파라과이에서는 오히려 선생님들이 가장 기대하는 날 일 순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스승의 날이라고 특별히 시청 차원에서 선생님들의 자리도 만들어주고, 선생님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 마다마다 스승의 날축하드려요~ 하며 감사의 인사를 하니, 그럴 만도 하다. 거기다, 고사리 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축하 쪽지를 받는 그 기분이란... 진짜 말그대로 오늘 하루는 선생님을 위한 날이 아닌가 싶다. 이번 스승의 날은, 내가 파라과이에서 지내면.. 더보기
Amistad [: 우정의 날에 우정학교에서 우정학교 선생님들과 우정을 나누며] 파라과이에는 우정의 날이 있다. 말 그대로 친구들이나 동료들과의 우정을 기념하는 날인데, 한국에는 없는 개념이라서, 조금은 생소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의 기념일들은 역사적으로 대단한 획을 긋는 사건들을 기념하거나,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같은 가정에 초점이 맞춰진 날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다. 게다가 공휴일 아닌 뭔가 특별한 날이라는 날들은 사랑을 노래하는 날들이 대부분이고. 파라과이에서 우정의 날은 학교에서 기념행사가 있을 정도로 큰 날이다. 그렇다고 막 거창한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학급별로 친구들끼리 선물을 주고 받거나, 가벼운 입맞춤과 함께 'Felicidades (축하해)' 하며 말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학교 어린이날 같은 느낌이다. 여기는 친구라는 개념이 한국과는 달.. 더보기
그냥 넘길 수도 있는 이야기[2] 우리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이리 말씀하셨다. 남을 용서해라. 너무 미워하지 마라. 나쁜 소리하지 말고, 그들을 포용해라. 그냥 흘러가는 물처럼, 그렇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아라. 그녀가 나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강과 같은 삶이 아니었을까 싶다. 모든 것을 감싸안고 유유히 평온하게 흘러가는 봄 날의 낙동강같은 삶. 우리 아버지는 나를 앉혀 놓고 이리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래 맞다. 네가 심사숙고에서 그리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리 밀어부쳐라. 다른 것은 걱정하지 말고, 너가 하고 싶은 것을 하거라. 이 아빠는 항상 네 뒤에서 응원해주겠다. 그가 나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대쪽같은 삶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변의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가는 한 겨울 오죽헌의 .. 더보기
Perdis [: 도서관 난동꾼 다루기] 한적한 월요일의 도서관. 날씨도 춥고 하니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의 발걸음도 뜸하다. 예전같으면 수업 종이 울리기 무섭게 도서관으로 다다닥 달려왔을 아이들도, 집으로 집으로 종종걸음으로 가기 바쁘다. 근데 이 한적한 월요일의 도서관에 3학년 장난꾸러기 녀석들이 놀러 왔다. ' 선생님~ 저희 왔어요! ' 우렁찬 인사로 도서관에 난입한 이들은, 도서관 규칙을 읽자마자 숫자판에 몸을 굴리기 시작했다. 3학년 제일의 장난꾸러기들 아니랄까봐, 여기로 떼구르르 저기로 떼구르르. 사람새끼인지 도마뱀새끼인지 모를 판이다. 도서관에 온 지 10분이 넘었는데, 어느 한 녀석 책 펴는 놈이 없고, 숫자판 위로 태권도니 가라데니 하기 바쁘다. 조용한 도서관이 단 3명의 난동꾼에 의해 시끄러워지자 조금씩 신경이 쓰인다. 주의도 .. 더보기
[:이어 지는 이야기[8] 동쪽으로 봐도, 서쪽으로 봐도, 위로 봐도, 아래로 봐도ㅡ, 궁금증이 가득찬 눈들이 가득하다. 이제는 좀 익숙할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나의 쪽 찢어진 눈이, 나의 누른 퉁퉁한 피부색이 신기한 모양이다. 나는 지금, 싼 후안 축제로 들떠있는 과라니 인디오 마을에 와 있다. 경계가득한 눈빛, 어느 누구하나 먼저 말을 걸려 하지 않는다. 나랑 말을 나누고 있는 사람은 나를 이 행사에 초대한 으보뻬이 교장선생님 내외 뿐. 조그마한 꼬맹이부터, 허리 굽은 할머니까지 그냥 내 주변만 어슬렁거릴 뿐이다. 아, 괜히 왔나. 깔깔거림으로 넘쳐나야 할 마을 축제가 어설픈 정적과, 조심스러운 웃음만이 흘러나오자, 후회감이 몰려온다. 게다가 아무도 마음열고 반기지도, 그렇다고 밀어내지도 않는 이 모양새에 어찌 반응해야할.. 더보기
Ironía [: 비 오는 걸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이유] 우리 학교는 비가 와도 출근을 한다. '뭐 방학도 아니고, 비 좀 오는 거 가지고, 그게 어때서?', '학교 가는 것과 그 것이 무슨 상관? ' 몇몇은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 명제에 고개를 갸우뚱할 지도 모르겠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출근을 하고 등하교를 하는 한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이 곳 파라과이에서는 이 명제가 결코 상식선의 것이 아니다. 지나가는 파라과죠들에게 우리 학교는 비가 와도 학교를 가~ 라고 말을 흘리면, 백이면 백 의문 가득한 '왜???' 라는 물음과 더불어 동정가득한 눈빛을 보낸다. 심지어 너네 학교는 참 이상하다면서, 싸워서 그 권리를 쟁취하라는 친구들도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 이 곳은 비가 오면, 누가 딱히.. 더보기
Pescado [: 생선, 나에겐 너무 까탈스러운 그녀] 딸끄락딸끄락 안그래도 조용한 우리 집 식사시간이 더 조용하다. 싸워서 그렇냐고? 아니다. 다들 피곤해서 그렇냐고? 그것도 아니다. 바로 다들 생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가 없는 파라과이, 그 중에서 강도 없는 차꼬에서 생선은 정말 귀한 음식재료이다. 내가 여기 생활한 지 1년정도 되어가는데, 여기서 생선이라고는 딱 2번밖에 보지 못했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생선이 생기면, 그 것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조리하게 되는데, 그래서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국으로 끓여먹는 것이다. 그러면 구워먹거나, 날로 먹는 것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생선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생선요리가 진짜 오랜만에 우리 집에서 나온 것이다. 어제부터 다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