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이리 말씀하셨다. 남을 용서해라. 너무 미워하지 마라. 나쁜 소리하지 말고, 그들을 포용해라. 그냥 흘러가는 물처럼, 그렇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아라.
그녀가 나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강과 같은 삶이 아니었을까 싶다. 모든 것을 감싸안고 유유히 평온하게 흘러가는 봄 날의 낙동강같은 삶.
우리 아버지는 나를 앉혀 놓고 이리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래 맞다. 네가 심사숙고에서 그리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리 밀어부쳐라. 다른 것은 걱정하지 말고, 너가 하고 싶은 것을 하거라. 이 아빠는 항상 네 뒤에서 응원해주겠다.
그가 나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대쪽같은 삶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변의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가는 한 겨울 오죽헌의 대나무같은 삶.
그럼 지금 나는 어떤 길에 서 있는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
이 낯선 타지에서 나는 낙동강을 따라 흐르고 있는가? 아니면 모래바람에 맞서 오죽헌의 죽순처럼 꼿꼿이 서 있는가.
아님, 이도 저도 아닌 한낱 창원천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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