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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봉사

Qué comes, Vos? [: 동요를 배우기 시작하다] 음악 수업을 시작한 지, 벌써 석달째, 우리 아이들은 아직도 동요랩을 구사하고 있다. 음정 엉망, 박자 엉망. 절대음을 들려주어, 음감과 박자감을 키워주겠다고 야심차게 들고 왔던 전자 피아노는, 제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노래하나는 힘차게 불러서, 수업 시간에 흥은 난다. 음악 수업 시간 중, 적어도 3분의 1 정도는 음악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낯설고 어렵겠지만, 추후에 음악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선 필수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계이름에서 부터, 높은 음자리표와 같은 음악 기호까지. 아이들은 처음 보는 음악 기호들을 마치 그림 보듯이 하지만, 점차 익숙해질 것이다. < 높은 음 자리표에 주목, 거의 포스트 모더니즘에 근거한 예술 수준이다. :.. 더보기
[:이어지는 이야기[7] ' 조안~ 까페 꼬레아노 없어? ' - 없어. 집에서도, ' 조안 선생님, 오늘 날씨가 쌀쌀한데 커피가 땡기지 않나요? ' - 그러네요. ' 물 올릴까요? 까페 꼬레아노 마셔요. ' - 저번에 드린게 마지막 것이었어요. 학교에서도, ' 맥주 두 캔에, 프링글스 하나 3만과라니입니다. ' - 여기 있어요. ' 그나저나, 저번에 나한테 줬던 그 까페 있잖아요? ' - 뭐요? ' 까페 꼬레아노, 그거 어디서 살 수 있어요? '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도, - 아순시온 가는 밤10 차표 하나 줘요. ' 오오 이번에 아순시온 가면, 내 선물도 좀 사와 ' - 무슨 선물? 하하하 ' 저번에 준 까페. 심지어, 동네 터미널에서도, 까페꼬레아노 까페꼬레아노 맥심 커피 열풍. 아, 내가 괜한 짓을 한 거 아닌가 모르겠네. .. 더보기
Habitante [: 우리 도서관엔 한국인 선생님이 살고 있어요] * Habitante [: 거주민] 도서관이 조성된 지 1주일 채. 아직도 나는 도서관 정리를 하고 있다. 일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생각치도 못한 과제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까닭이다. 다행히 기관장과 도서관 개장 예정일을 4월 중순쯤으로 여유롭게 결정한 덕분에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매일매일 생기는 새로운 일감에 과연 그 날까지 제대로 도서관을 열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매일 같이 찾아와서 뜨랑낄로하게 일을 처리하라는 교장과는 달리, 전혀 성격이 뜨랑낄로(여유롭게)하지 못한 탓에 나는 매일같이 도서관에 붙어 있다. 보통 아침부터 저녁 7시반, 8시까지 도서관에서 도서관일도 하고 수업준비도 하고 그러는데, 이 때문에 주변 선생님들은 조안선생님은 필라델피아에 적당한 집을 못 구해서 이제 결국 도서관에서 살.. 더보기
Durante [: 마을 도서관이 조성되기까지 ] * Durante [: 그동안] 차코에 마을 도서관이 조성되기까지, 장장 4개월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 아직은 개장하기까지 할 일도 많고, 운영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할 일이 산더미 같지만,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은 이들의 땀과 정성이 같이 했었다는 사실은 나를 또 한번 벅차고 힘나게 한다. 더보기
Reunión de los profesores [: 다시 시작!] * Reunión de los profesores[: 교사 회의] 또리링 또리링. 나른한 주말 아침, 집에 빈둥빈둥거리던 나에게 문자 한통이 왔다. 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의 문자였다. 개학 전, 학교 일정과 시간표를 논의할 것이니, 다음 날 8시까지 학교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이 맘때쯤 교사 회의가 있겠지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떤 나였기에, 크게 놀라지 않았으나,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렇게 몇일 전도 아니고 하루 전에, 그 것도 주말 아침에 문자하나 딸랑, 쿨하게 학교 공식 일정을 투척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던가?. 문자를 받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것 참 황당하기 그지 없는 것이 참으로 차코스럽다. 이제는 이런 가벼운? 일로는 그러려니 하며 화도 나지 않는 거보니, 이 쪽 사람 다.. 더보기
lluvia [: 비가 오는 날은] * lluvia [: 비] 어제 늦은 밤부터 비가 주륵주륵 내렸다. 천둥도 번개도 없이, 그냥 비만 주륵주륵. 마른 번개가 번쩍번쩍 요동 칠때도, 두꺼비가 오잉오잉 울어댈때도 비 한방울 내리지 않던 이 동네에, 정말 오랜만에 시원스럽게 비가 온 것 같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오랜만에 빗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고 싶어서. 안그래도 밤이 되면 가로등 하나 없어서 어두운 동네에, 달도 별도 없으니 더 어둑어둑한 것 같다.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고요하다. 밤마다 나를 괴롭혔던, 귀뚜라미 소리도 오늘은 빗소리 파묻혀 들리지도 않는다.이 녀석들도 오늘 비가 와서 휴업인가. 열린 창문으로 비 냄새가 가득 담긴 청량한 바람이 불어온다.싱그러움이 콧 끝을 간지르니, 그 동안 묵혀 놓았던 추억이 새록새록 .. 더보기
Concierto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마음 맞는 밤] * Concierto [: 음악회] 야~! 대단하다, 어떻게 지상파 생방송에 나갈 결심을 했어?!! 진짜 용기 있다. 전.... 생방송인지 몰랐어요....맹하게 있다가 덜컥 생방송 출연하게 된 박모씨의 고백. 자선 바자회를 마무리 짓고, 2주 후에 있을 자선 음악회를 위해 올인했다. 접근성이 좋지 못했던 바자회 장소와, 부족했던 홍보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과 현지인들의 많은 성원으로 성공적으로 일을 마무리 짓자, 다들 한껏 고무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는 자선 음악회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자선 음악회는 호락호락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동네 빵집에서 가볍게 시작된 이 음악회 프로젝트는, 단순히 동네 행사로 끝낼 만한 규모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음악회 개최 장소로 섭외된 장소가 무려 50.. 더보기
Picante [: 제발 한입만 먹어주세요 네에~?! * Picante [: 매운] 파라과이의 우리 가족은 한국 음식을 그닥 즐기지 않는다. 내가 요리를 못하는 것도 큰 이유가 되겠으나 (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유일수도 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라면 이후로, ' 한국음식 = 매우 매운 음식 = 먹을 만한 음식이 안됨'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서, 우리 가족들은 한국 음식을 해달라고 두번 다시 조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는 나름 한국인이 사는 가정이다. 내 생각엔 한국 음식에 열광하진 않더라도, 싫어하진 말아야한다. 한국 음식에 대해 트라우마를 준 것도 어찌보면 그 원인이 나에게 있으니 할말은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저번의 패배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여 지난번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등심을 사서 배와 진강장을 넣고 불고기를 대접했다. 그리고 국수 요리를 .. 더보기
Agua [: 늘 비가 그리운 땅] * Agua [: 물] 여기는 물이 귀하다. 거대한 강을 여러 개 끼고 있는 파라과이에서 무슨 헛소리냐 하겠으나, 내가 살고 있는 차코는 그러하다.같은 파라과이 국경내에 위치해 있으나, 너무나도 상이한 환경과 문화를 가진 이 곳. 차코는 다른 파라과이 안의 새로운 파라과이이다. 심지어 단원들 사이에서 차코 갈 때는 여권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내가 살고 있는 필라델피아는 주변에 강이 없다. 그렇다고 지하수를 사용하지도 않는다.(지하수를 파기도 쉽지 않고, 지하수 물도 염분이 있어서 사용하기 힘들다.) 대신 맑고 청량한? 빗물을 받아서 사용한다. 빗물로 씻고, 빗물로 요리하고, 심지어 그 빗물을 그대로 마시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 몇달 간은 마시는 물 때문에 조금 고생했었다. 물을 .. 더보기
Publico y privado [: 으보뻬이가 사는 방식] * Publico y privado [: 공과 사] 으보뻬이.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 과라니 인디오 공동체 마을이다. 필라델피아 센트로에서 걸어서 10분만 가면 도착하는 이 곳은, 지역 주민 대부분이 과라니 인디오들이다. 거의 모든 인디오들이 다 그렇듯 생활 환경은 다른 파라과이 마을에 비해 많이 열약하다. 상수도가 없어 빗물을 받아 우물 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전기도 다른 곳에 비해 자주 나가고, 화장실 또한 나무 칸막이로 만든 푸세식 화장실이라 조금이라도 날씨가 후끈한 날에 가면 악취가 진동한다. 하지만 이 곳에는 다른 파라과이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모습들을 가지고 있는데, 마을에서 선거로 뽑은 젊은 추장이 있다는 것이 그렇고, 마땅히 놀 곳이 없어 애들이 새총을 가지고 사냥을 하며 논다는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