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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후안

Codigo [: 도서관 도서 분류 시스템 구축 완료 보고! :)]













 드디어 장장 2주가 넘게 날 도서관에 살게 했던, 도서관 분류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었다. 처음에 구상했던 한국식 십진분류법이랑은 조금 거리가 생겼지만, 우리 도서관의 규모와 현지인들의 문화에 맞게 개량된 새롭게 도입된 이 시스템이 더 효과적으로 정착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도서의 카테고리는 한국의 십진분류법과 거진 비슷하다. 왜냐하면 초기에 분류할 때 있어서 한국의 십진분류법을 가장 많이 참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책 종류와, 그에 맞는 도서수에 따라 새롭게 카테고리를 생성시키거나, 카테고리끼리 합치는 방법을 썼다.그래서 만들어 진 카테고리는 크게 12개. 한국의 그 것과는 확연히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도서수가 많은 역사와 지리는 두 개의 카테고리로 분리시켰고, 음악, 미술, 놀이는 도서수가 각 카테고리당 10권미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술이라는 카테고리로 합쳐버렸다. (이 것은 십진분류법과 비슷하다.) 그리고 교사들을 위해 교수법과, 교육학에 관한 책을 교육이라는 카테고리, 고학년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사전을 잘 빌려가는 빈도수가 누구보다 많다는 것을 착안, 사전이라는 카테고리 등도 이용자들의 편의에 맞게 새로 생성했다. 




 그리고 각 카테고리를 나타내는 분류기호 또한 숫자로만 이루어진 한국의 십진분류법과는 달리, 스페인어를 도입했다. 이는 숫자로만 도서를 분류할 경우, 그 것을 안내할 새로운 안내 메뉴얼이 비치되어야 하고, 숫자와 각 도서의 성격이 특정한 연관성을 갖지 않으므로, 장기적으로 아동들에게 도서관 관리를 시킬 때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점




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분류 카테고리와 도서 성격에 따른 분류 기호표는 아래와 같다.






도서 분류기호

도서성격 

E

H

D

Ed

Le

T

S

R

F

A

C

G

L

Enciclopedia ( 백과사전 등 총류)

Historia ( 역사)

Dicionario ( 사전)

Educacion ( 교육)

Lengua ( 언어)

Texto alternativo ( 비문학류)

Social ( 일반사회)

Religion ( 종교)

Filosofia ( 철학)

Artes ( 예술)

Ciencia ( 과학)

Geografia ( 지리)

Literatura ( 문학)


< 우리마을도서관 도서분류기호 및 카테고리 >






 위의 표와 같이 도서분류기호는 도서성격을 나타내는 스페인어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카테고리가 나타내는 단어의 첫 알파벳이 겹치는 경우, 혼란을 피하기 위해 도서 수가 많은 카테고리를 우선적으로 정하였고,  그 외는 스페인어 단어의 두번 째 단어까지 차용하여 기호화 하였다. 




 도서 각각에 부여되는 고유기호 또한 우리 도서관은 한국의 그 것과는 차이가 보인다. 한국의 그 것이 기호 하나하나 작가명, 도서성격, 도서이름까지 담고 있는 아주 체계적인 체제인데 비해, 우리의 그 것은 조금은 어설프고 허술하다. 아니 도서 성격 외에는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고 있다는게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즉, 우리의 도서 고유 번호에는 아무 의미도 담고 있지 않다. 이 것은 우리 도서관이 카테고리별로 가지고 있는 도서가 적어서, 굳이 복잡한 분류수식을 알지 않아도 한눈에 책 제목만으로 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 도서 검색 전산화 시스템이 없다는 점, 무슨 책을 위한 뚜렷한 목적 의식없이 그냥 책을 읽으로 온다는 동네 독자들의 성향이 고려되어 결정된 판단이었다. 그리고 추후에 도서 분류 기호를 누구나 입력하기 쉽고, 고유 번호 순서대로 정리를 한다면, 저절로 시리즈별로 관리가 되고, 단순히 중간에 빠진 번호를 책 리스트를 통해 확인하여 어떠한 책이 대여중이고, 부족한 지등을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서관을 운영하는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부담없이 쉽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리와 관련된 도서에는 지리를 나타내는 G라는 스페인어 알파벳과 도서의 각 고유기호인 숫자가 부여되어 있다.>


 Ed

 107

 도서 성격

 도서 고유번호


< 마을도서관 도서고유번호 알고리즘 >






 이렇게 해서 구축한 도서 시스템을 바탕으로, 라벨지를 통해 각각의 도서에 고유번호를 붙였다. 고유번호를 일일이 라벨지에 적고, 책에 라벨지를 붙인 뒤, 그 라벨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다시 그 위에 투명테이프를 붙이는 작업.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나, 책의 수가 1000권이 넘고, 이를 혼자서 다 하려니 끝이 보이지 않았다. 시작 당 시 넉넉잡아 3일이면 끝날 것 같던 이 일이, 저녁 7시반까지 남아서 일하는 투혼에도 불구하고, 무려 2주나 걸렸다. 이도 중간중간 하교하는 꼬맹이들 잡아, 카라멜로 살살 꼬셔가며 노동을 시킨 결과였다. 








< 카라멜 두개에 열심히 노동하는 우리 꼬맹이들. 미안해, 쌤이 못나서... 니들이나 부려먹고...-_ㅜ >






 고사리 손으로 엉성하게 붙인 라벨이 당당하게 책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도서관. 이제, 도서대출증과 사서, 도서관 이용교육프로그램 운영이 남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도서관 정식개장일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뭔가 마음이 뭉클한 것이, 벌써 그 날이 눈 앞에 훤히 보이는 듯 하다. 




 오늘도 차꼬 도서관의 불은 밤 늦게까지 꺼지지 않는다.







< 도서 고유번호 라벨 작업을 끝낸 후, 기념 작업. 이 꼬맹이 노동자들이 하루만 잠깐 왔다간 것 같지만, 내 바로 앞에 있는 꼬맹이는 무려 5일 동안이나 찾아와서 하루에 2시간씩 나를 도와줬다 :) 그야말로 도서관의 은인! >








* Codigo [: 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