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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오

[:이어 지는 이야기[8] 동쪽으로 봐도, 서쪽으로 봐도, 위로 봐도, 아래로 봐도ㅡ, 궁금증이 가득찬 눈들이 가득하다. 이제는 좀 익숙할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나의 쪽 찢어진 눈이, 나의 누른 퉁퉁한 피부색이 신기한 모양이다. 나는 지금, 싼 후안 축제로 들떠있는 과라니 인디오 마을에 와 있다. 경계가득한 눈빛, 어느 누구하나 먼저 말을 걸려 하지 않는다. 나랑 말을 나누고 있는 사람은 나를 이 행사에 초대한 으보뻬이 교장선생님 내외 뿐. 조그마한 꼬맹이부터, 허리 굽은 할머니까지 그냥 내 주변만 어슬렁거릴 뿐이다. 아, 괜히 왔나. 깔깔거림으로 넘쳐나야 할 마을 축제가 어설픈 정적과, 조심스러운 웃음만이 흘러나오자, 후회감이 몰려온다. 게다가 아무도 마음열고 반기지도, 그렇다고 밀어내지도 않는 이 모양새에 어찌 반응해야할.. 더보기
[:이어지는 이야기[3] 파라과죠들과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 넌 뭐하러 여기에 왔어? ' 너무나도 직설적이라 당돌한 이 질문. 나는 이 질문을 들을 때 마다 파라과이를 배우고 싶어서, 혹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서 왔다고 대답하곤 했다. 그리고 현지인들을 듣기 좋으라고 파라과이에 와서 너무 좋다는 말도 꼭 덧붙여서 말했다. 어제 저녁도 예외는 없었다. 친구 Domingo( 이름이 일요일이다 :-) ) 와 그늘에 앉아, 맨발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떼레레를 마시고 있는데, 이 질문이 또 한번 난데없이 불쑥 튀어나왔다. ' Joan 넌 왜 파라과이에 왔어? ' 여기와서 정말 수백번은 반복해서 받았던 질문이기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입에서는 술술 파라과이 문화를 배우고 싶네, 인디오 문화가 새롭네, 아이들과 같.. 더보기
Publico y privado [: 으보뻬이가 사는 방식] * Publico y privado [: 공과 사] 으보뻬이.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 과라니 인디오 공동체 마을이다. 필라델피아 센트로에서 걸어서 10분만 가면 도착하는 이 곳은, 지역 주민 대부분이 과라니 인디오들이다. 거의 모든 인디오들이 다 그렇듯 생활 환경은 다른 파라과이 마을에 비해 많이 열약하다. 상수도가 없어 빗물을 받아 우물 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전기도 다른 곳에 비해 자주 나가고, 화장실 또한 나무 칸막이로 만든 푸세식 화장실이라 조금이라도 날씨가 후끈한 날에 가면 악취가 진동한다. 하지만 이 곳에는 다른 파라과이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모습들을 가지고 있는데, 마을에서 선거로 뽑은 젊은 추장이 있다는 것이 그렇고, 마땅히 놀 곳이 없어 애들이 새총을 가지고 사냥을 하며 논다는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