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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이어지는 이야기[6] 갑자기 문득 그리워지는 것들이 있다. 어수룩한 고깃집에서 구워먹는 삼겹살 한 점.살짝 얼어있는 얼음잔에 담겨 있는 시원한 생맥주. 추억을 안주 삼아 깔깔거리던 술자리. 갑자기 문득 그리워지는 것들이 있다. 개울가 장돌에 앉아 던지던 시답지 않은 농담들.동무들과 어깨동무하며 부르던 빛 바랜 멜로디의 유행가. 꿈을 그리며 같은 곳을 바라보던 학교 옥상 위 별자리. 갑자기 문득 그리워 지는 것들이 있다. 벚꽃 잎 떨어지는 나무 그늘에서 베고 누웠던 네 무릎.여우 비 오는 날 우산 하나 나눠쓰고 티격되던 우리 사이. 우정과 사랑을 노래하며 걸었던 우리 손가락. 문득 그리워지는 것들. 그 때의 나, 그 때의 너, 그 때의 우리. 더보기
lluvia [: 비가 오는 날은] * lluvia [: 비] 어제 늦은 밤부터 비가 주륵주륵 내렸다. 천둥도 번개도 없이, 그냥 비만 주륵주륵. 마른 번개가 번쩍번쩍 요동 칠때도, 두꺼비가 오잉오잉 울어댈때도 비 한방울 내리지 않던 이 동네에, 정말 오랜만에 시원스럽게 비가 온 것 같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오랜만에 빗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고 싶어서. 안그래도 밤이 되면 가로등 하나 없어서 어두운 동네에, 달도 별도 없으니 더 어둑어둑한 것 같다.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고요하다. 밤마다 나를 괴롭혔던, 귀뚜라미 소리도 오늘은 빗소리 파묻혀 들리지도 않는다.이 녀석들도 오늘 비가 와서 휴업인가. 열린 창문으로 비 냄새가 가득 담긴 청량한 바람이 불어온다.싱그러움이 콧 끝을 간지르니, 그 동안 묵혀 놓았던 추억이 새록새록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