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후안

Bibliotecario [: 우리 도서관은 지금 사서모집중]

Joan Ojeda 2013. 6. 9. 02:17









- 선생님, 아직도 사서 뽑아요? 



' 응, 당근이지! 너 사서 한번 해보게? '




- 네, 근데 사서되면 뭐 하면 되요?



' 응 별거 없어, 그냥 도서관 청소 조금 하는 것과, 사람들 오면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을 관리하는 것? 등등 '




 도서관 운영의 지속성을 위한, 동네방네 도서관 사서 모집 방을 붙였더니, 여기저기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뭐 대부분은 우리 학교 고학년 학생들이지만, 오히려 자주, 가깝게 볼 수 있으니 차라리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저번 달 20일부터, 모집을 시작한 도서관 사서도우미 모집은 3주가 지난 지금, 문의자가 수십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정식으로 신청한 사람은? 두둥. 놀라지 마시라. 3명. 적다고? 모르시는 말씀. 어디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밖에 공차고 노는 걸 더 좋아하고, 더운 씨에쓰타 시간에 일하는 곳을 찾아보기가 힘든 이 곳에, 일을 하겠다고 두 손들고 달려온 사람이 3명이나 된단 말이다. 게다가 처음 이 아이디어를 주변에 말했을 때, 누가 하겠냐고 냉소적인 미소를 보내된 현지인들의 반응을 생각하면, 말그대로 대박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일 아침 내내 나 대신 도서관을 관리해야 한다는 중업무인데도 무보수로 일할 수 있다고 온 3명의 자원봉사자. 그들과 함께 이끌어 갈 도서관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사서 꼬맹이들을 모집한다는 방,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6개학교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






 오늘, 그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 도서관 사서용 티가 도착했다. 주문할 당시에 내가 요구했던 디자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 사실 색깔부터 글씨체까지 다 달라서 처음 받았을 땐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것을 본 현지인들의 반응을 보니, 오히려 이렇게 도착해서 다행이다 싶다. 가슴팍에는 커다랗게 URI라는 도서관 이름을 새겨 넣고, 셔츠 뒷편에는 Somos Bibliotecarios우리는 사서들이예요라고 집어넣었다. 아이고 이쁜 것. 설레는 마음에 벌써부터 애들한테 입히고 잔뜩 사진 찍고 싶어진다. 오늘 도서관 사서 신청자 중 한 명인 Matias마띠아쓰에게 살짝 보여주니, '이거 진짜 우리에게 주는 거예요?!! 우와~!! ' 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열여섯짜리 꼬맹이도 이렇게 좋아하니, 나머지 열다섯짜리 애들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겠다. 도서관 사서친구들이 이 것을 입고, 여기저기 동네를 활보하면서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도서관 사서 꼬맹이들도 일정 이상 모였고, 사서 교육을 위한 준비도 끝내었으니, 이제 일을 도모할 때가 온 것 같다. 함께 가꾸어 가는 마을도서관 프로젝트. 이제부터 산뜻하게 시작이다 :)








< 사서 동아리를 만드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많은 아이디어를 주었던 피스콥 친구들 :) >